1. 의문스러운 1등 뽑기의 원인
앞서 말했듯, 보고서를 잘 쓰냐, 다주택이냐와 관계없이 다들 뽑아온 1등 투자 단지가 비슷했다. 당연한 결과다. '개집도 오른다'는 미친 폭등장이 지나간 시기다. 얼마 남지 않은, 갭이 붙은 찌꺼기들 중에서 그나마 덜 상한 놈을 골라왔으니 비슷할 수 밖에.
2. '청무새'와 '울무새' 그리고 조급한 마음들
당시 '청무새'와 '울무새'라는 말이 있었다. 청주 또는 울산이 아직 싸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일컫는 낱말이다. 그만큼 청주와 울산에 아직 투자기회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자아실현반도 청주와 울산도 임장했었다. 현장에는 우리 자아실현반 외에도 임장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특히 울산은 갈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한블럭 건너 임장팀들이 보였다. 그리고 내 주변 지방투자자 중에 청주나 울산 투자물건을 안 가진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었다. 나도 울산에 하나 갖고 있었고 2개 투자한 지인도 있었다. 왜 같은 지역에 2개나 투자했냐고 물으니 50만원 내고 유료 전화 코칭을 받았는데 2개 사라고 했단다. 또 다른 무주택자 동료는 조급한 모습으로 '이번에 울산 투자를 하려는데 어떻겠느냐' 묻길래, 지금은 투자하지말고 지역분석만 해놓고 기다리라고 했다. "왜 비담님은 해놓고 저는 못하게 해요ㅜ_ㅜ" 농담반 진담반 답을 해왔다. 그 마음도 이해는 한다. 기껏 열심히 임장다녔는데 성과가 없으니 조급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추후 나의 그 울산 투자물건이 내게 가장 큰 피해를 남겼다.
청주는 우리 아버지의 고향이기에 내가 그나마 잘 아는 곳이기도 했고, 과거에 이미 여러차례 임장을 했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미 1~2년전 보다 많이 오르기도했고 취득세를 12프로 내야하는 상황이라서 투자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가 유튜브에 나와서 아직 청주가 싸고 투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나는 그 분이 청주에 투자물건을 갖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음..갖고 있어서 그랬으려나.
3. 대면코칭과 스스로 해답찾기
매달 임장을 마치고 수고했다고 서로 독려하고 또 다음 임장지로 넘어가고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의문들이 들기 시작했다.
1. 지방 다주택투자로 종잣돈 불려서 서울로 가려했는데, 언제 팔아서, 언제 서울로 넘어가지? 일년에 여러채 팔면 세금 많이 낸다던데..?(이 멍충아 그것도 수익이 있어야 내지...)
2.나 3주택인데, 앞으로 취득세 12프로 내면서까지 지방에서 소액 투자하는게 맞나?
해서 부동산 까페에서 판매하는 유료대면코칭을 이용하기로 한다. 재무상황자료와 고민거리들을 잔뜩 적어 들고 아내와 함께 갔다. 이때가 22년 여름이었다.
"저는 실직하고 재취업한지 얼마 안되서 마이너스통장은 없어졌구요. 분당 10평대 아파트에서 월세로 거주 중이구요, 이제 돌이 안 된 아기가 있어요. 지방물건은 재계약시점에 역전세가 우려가 되고 수원 분양권도 입주장이 예상되어 잔금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제 재무상황은 이러이러한데 저 어떡하죠? 그리고 취득세 12프로내고 지방소액투자 이어가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서울수도권 투자를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답변은 '적당히 타이밍봐서 지방1개는 매도하고, (내 아내에게)수원 분양권은 브랜드아파트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다. (비담에게)그러니 매도하지말고 최대한 전세 빨리 빼고 입주장에서 벗어나라. 나의 제자들은 지금도 취득세 12프로 포함해서 투자금 3천으로 지방투자하고 있으니 비담님도 투자금 많이 드는 물건 하나보다는 청주 20평대 아파트 2개를 소액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였다...
같이 코칭을 듣고 나오던 아내가 돈 아깝다했다. 흔한토익학원처럼 변한게 별로여서 강의를 안 들었던 것 뿐이지 그 까페 고수들의 실력을 의심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 계기로 그들의 실력을 의심했다. 생각해보니 터틀들은 대부분 3-5년차, 멘틀 중에서 10년이상 경력은 대표강사 한 분 뿐이었다. 비교해서 싸게 사는 법은 알지 몰라도 어떻게 관리해나가는지 알리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그 까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기로 한다.
이어서 분양권이 있는 수원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위해 수원을 임장지로 정했다. 자아실현반 이름도 '10년차이하생초보들'이라고 지었다. 어떤 블로그에 올라온 단어를 차용한 것고, 이것만 봐도 내 심경의 변화가 컸다는 걸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