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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아본 시간,,, 가자, 서울로!

by 흑화비담 2024. 1. 23.

1. 자신을 돌아본 시간

2022년10월 어느날 늦은밤
신분당선 정자역에서 내려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리곤 정자교 위에서 담배를 물었다. 옛날같으면 다리 위에서 소리라도 질렀겠으나 그저 줄담배만 물고 있을 뿐이다. 차마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일까 피가 서늘하게 식는 느낌이었다. 음..그 다리 지금은 무너지고 없다.

오늘은 기대하던 서울부동산투자 찐고수님(이하 멘토)의 1강 강의를 수강한 날이다. 평일저녁반. 그저 서울투자에 대해 배우러 간거였는데..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투자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박살이 났고, 그동안 품었던 지방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한방에 모두 해소되었으며, 무엇보다 내가 내 소중한 종잣돈을..우리가족의 피같은 돈을..남들 설거지하는데 퐁퐁으로 밀어넣었다는 걸 깨달았다.

부동산 강의가 아니라..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돈보다 더 미치겠는건 그동안의 나의 노력과 그걸 지켜봐준 아내의 희망을 부정하게 되었다는 것과 이제 돌밖에 되지 않은 딸아이를 10평대 복도식아파트 월세에서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나의 상황은 이러했다.
우선 경제적으로 21년11월에 실직하였고, 22년5월에 재취업을 하였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급과 연봉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이너스통장도 사라졌다. 지방 아파트 2채는 전세재계약 시에 각각 역전세 7-8천만원이 예상되었고 수원 분양권도 23년7월 입주였는데 공급폭탄으로 인해 전세가가 현저히 낮아져있었고 최악의 경우에는 내가 잔금치고 입주해야했다. 전매제한으로 팔지도 못하고 아이를 키울 환경이 못된다. 내가 가진 돈으로는 이것들을 해결할 재간이 없었다. 어떻게든 대출을 끌어다가 막던지 세입자께 이자를 줄테니 같은 전세보증금으로 더 살아달라고 사정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을 역월세라고 부르더라.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외벌이였고, 복도식아파트 10평대에 2000/70 월세를 살고 있었다. 집이 좁으니 아기는 답답한지 집에 있으면 울어댔고, 밖에 나가서 재우고 들어와야만 했다.

아내는 늘 혼자였다.
임신했을 때도 나는 지방임장을 다녔고 코로나상황에서 아내는 꼼짝없이 독수공방이었다. 그럼에도 아내는 웃으며 나를 보내줬다. 지방투자가 우리의 희망이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실직했을때도 나는 지방임장을 다녔다. 아내는 꼼짝없이 독박육아였다. 그럼에도 아내는 웃으며 나를 보내줬다. 지방투자가 우리의 희망이었다.
새로 입사한회사에서는 아침일찍 출근하면 선착순으로 컵밥을 나눠주었는데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점심은 그 컵밥으로 버텼다. 아내는 웃으며 밥은 제대로 사먹으라고 했다. 든든한 지방아파트가 있으니까..

새벽 1시반즘되었을까? 조용히 집으로 들어갔다.
(벨소리)띠.띠.띠.띠로리~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아내는 내가 집에 오질 않자 자다 깨서 일어나있었다.

아내가 내게 물었다. "오늘 멘토님 강의는 어땠어?

내가 답했다. "여보, 우리 집  다 팔아야할 것 같아. 그리고 서울에 내집마련하자."

아내에게 내가 느낀 점들을 설명해주었다.
내 얘기를 들은 아내는 정확히 이렇게 말했다.

"희망이 다 사라진 것 같아..."
이어서 아내는 쿨하게 일단 자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며 잠을 청했다.

 

2. 가자, 서울로!

나는 그날밤 이빨을 꽉 물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지방에 서울만큼에 강력한 입지가 있는가? 지방장기보유? 지방다주택? 지방전세시스템? 취득세12프로투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그동안 내가 의구심을 품었던 것에 대한 답은 뻔했다. 내가 외면했거나 아님 지방임장에 취해서 알아채지 못한 것이겠지.

왜 지방다주택투자했나? 대부분 이리 대답한다. 종잣돈 불려서 서울로 가려고. 주변에 그런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닉네임 대봐. 있어? 5년차 쩌리강사가 부산물건 팔아서 인천물건으로 재투자했다고 강의에서 자랑하는 건 들어봤어도 지방에서 종잣돈 불려서 서울 올라온 사람.? 없었다. 반대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갔지.

이 멍청아, 서점가서 아무 투자 책이나 읽어봐라 눈덩이를 하나로 뭉쳐서 굴리라며, 스노우볼이라며..그런데 왜 깔린 돈 빼다가 뿌린것인가..

후..누굴 원망하겠는가..내탓이오..내탓이오..

그리고 결단은 빨랐다. 지방물건이 역대급 상승장에서 오른 전고점을 회복하기란 ..글쎄.. 자르고 서울 내집마련으로 갈아타자.

대출받아서 지방물건 막고 버티고 있는 것보다, 하락기에 가격 빠진 서울 아파트로 내집마련하여 우리 아기와 가족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가자, 서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