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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자아실현반 그리고 의문스러운 1등 뽑기

by 흑화비담 2024. 1. 7.

1. 자아실현반의 탄생 배경

이어지는 아파트 가격상승에 따라 너도나도 돈을 벌기 위해 수강생의 수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습니다. 조를 짜서 임장지를 정해주고 임장을 같이 하는 대표적인 강의가 지방경제활성화반과 실제전투반(학원은 논외로 보고)이었습니다. 그조차도 같은 시기에 강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한달간 임장지를 배정받은 수강생은 100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임장이 포함된 강의의 수요가 넘쳐나자 급기야 지방경제활성화 기초반을 만들어 수천명을 지방에 뿌리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덕분에 KTX는 마비되었고, 지역의 부동산 사장님들은 공부하러 집만보고 간다며 단단히 뿔이 나있었습니다. 물론 지자체장들은 좋아했으리라..와서 택시 타지, 밥 먹지, 커피 마시지, 숙박하지, 진통제 사먹지..집도 사고 취득세(지방세)도 12프로 내주지..이것이야말로 지방경제활성화.

여담이지만 나는 이때 주로 혼자 매물을 보러다녔습니다. "남자 혼자 와서 보여주는거에요. 저렇게 여자애들끼리 다니면서 공부만 하더라고. 저러고 그냥 가버리면 집주인, 세입자들에게 되게 난처해" 생각해보면 나도 진짜 투자물건 살 때는 혼자갔습니다. 서울말쓴다고 서울에서 여기까지 왜 오냐고 혼내시는 사장님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그걸 마케팅하는 부동산 사장님도 있었습니다. "까페팀들도 여기 저평가되었다고 하나씩 사고 전세도 무사히 다 뺐어요. 까페에서 오신 분이시죠?"라고 질문하셨습니다, "아뇨,집에서 왔는데요.수서에서 SRT타구요."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암튼 임장은 하고 싶은데 혼자는 못하겠고, 임장이 포함된 강의는 신청부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다보니, 지인들끼리 모여서 임장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임장이 포함된 강의에서도 과거에는 주로 광역시나 인구수가 받쳐주는 중소도시를 임장지로 배정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OO는 항구다'나 '서쪽에 있는산'처럼 아파트도 적고 인구수도 적은 지역을 임장지로 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강의신청에 성공했는데 임장지가 내가 원하는 곳도 아니고 지방 소도시라면 얼마나 실망했겠는가. 이와같은 이유로 이른바 자아실현반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앞서 말했듯, 나는 흔한토익학원처럼 변해버린 학원강의 대신 자아실현반을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같이 수강했던 여동생의 자아실현반에 참여했습니다. 매달 임장지를 정해서 임장을 했습니다. 독서모임과 보고서 발표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멤버는 매달 조금씩 바뀌긴했지만 거의 고정으로 3개월을 함께 했습니다.

2. 의문스러운 1등 뽑기

3개월이 되던 때 나의 기초반(재수강) 조원들 중 일부가 아직 임장이 포함된 강의를 못들어봤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당시 나의 닉네임에는 '케어'가 붙어있었는데 누굴 케어하고 싶었던걸까.(너나잘하세요..이 비담님아..)그래서 기초반 조원들 + 선배와의 만남에서 알게 된 후배(?)님들과 따로 자아실현반을 만들어서 임장을 다녔다. 마찬가지로 멤버는 매달 조금씩 바뀌긴했지만 거의 고정이었다.

우리가 가고 싶은 지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거주지가 서울, 경기, 광역시, 중소도시 등 다양했기 때문에 임장지의 현지인을 통해서 현지 학군이나 선호도를 좀더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봄에 시작한 자아실현반이 가을까지 이어졌으니 그 관계가 얼마나 돈독했겠는가. 그 관계가 그립기도 하고 즐거웠습니다. 한달간 임장을 마치면 보고서 발표를 했습니다. 보고서를 200-300장 써서 발표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그러다 지역분석보다는 다른 사람들은 투자물건을 어떻게 비교하고 1등 저평가단지를 뽑는지 교류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고서 발표를 1등뽑기 발표로 대체하였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보고서를 잘 쓴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다주택자나 무주택자 관계없이 뽑아온 1등 저평가 단지가 거의 흡사했습니다. 의문스러웠습니다.

왜 그럴까요?
끝.